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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정미소

“장소를 기억하는 카페”

‘카페 이리정미소’는 1995년부터 30여 년간 지역의 삶을 지탱해 온 도정 공장의 시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재생 건축(Adaptive Reuse) 프로젝트입니다. 멈춰버린 정미소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건축주의 깊은 공감에서 출발한 이 작업은, 옛것의 가치를 보존하되 현대적 기능을 이식하는 섬세한 균형을 추구합니다. 핵심 설비가 보존된 본체는 원형을 유지하여 장소의 기억(Genius Loci)을 지키고, 불필요한 부속 건물은 과감히 덜어냈습니다. 그 빈자리에 베이킹실과 사무 공간을 기능적으로 증축함으로써, 기존 건물의 투박한 매스(Mass)감은 살리되 새로운 용도에 부합하는 효율적인 공간 구성을 완성했습니다.

공간 디자인의 백미는 거친 산업 유산과 세련된 빛의 조화, 그리고 ‘오브제(Objet)’로 재탄생한 기계 설비에 있습니다. 남측의 대형 창에 설치된 깊은 수직 루버(Louver)는 투박한 외관에 모던한 리듬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내부로 유입되는 자연광을 부드럽게 굴절시켜 공간에 깊이를 더해줍니다. 실내 중앙에 남겨진 거대한 정미 기계는 공간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조각품이 되었고, 그 앞에 배치된 유려한 곡선의 바(Bar)는 바리스타의 행위를 마치 무대 위 연극처럼 돋보이게 합니다. 마당에 예술품처럼 놓인 폐기계들과 내부의 설비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가 되어, 방문객들에게 멈춰진 시간 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생명력을 경험하게 합니다.

주소          충청도 예산 (2023)
용도          휴게음식점 / 카페
면적          825.45 ㎡
규모          지상 2층
구조          철골구조

시공          지아이피
사진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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